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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9/28  한중동포신문/재한외국인방송
밤새 켜놓은 TV화면서 나오는 빛줄기…‘심장 건강’ 무너뜨린다
美 툴레인대, 英 바이오뱅크 1만여명 분석 야간 빛 노출 많은 그룹, 심장벽 두꺼워져 심부전·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 높아져

잠을 잘 때 TV나 스마트폰 등 스크린에서 나오는 약한 불빛도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야간에 빛 노출이 많은 사람일수록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심혈관질환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툴레인대학교 비만연구센터 연구팀은 심혈관질환이 없는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1만1071명을 대상으로 야간 빛 노출과 심장 구조·기능의 관계를 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밤에 빛 많이 받을수록 심장 비대해져=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빛 감지 센서가 내장된 측정기를 7일간 손목에 착용하도록 했다. 이를 토대로 가장 움직임이 적은 5시간(수면 추정 시간대)에 3럭스를 넘는 빛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계산했다. 3럭스는 완전히 어두운 방에서 스마트폰이나 TV 화면만 켜져 있을 때 느껴지는 정도의 밝기다. 이로부터 약 3년 뒤 참가자들은 심장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았다.

연구팀은 나이·성별·생활습관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해 야간 빛 노출이 많았던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비교했다. 그 결과 야간 빛 노출이 많았던 그룹이 좌심실 근육량은 2.4%, 심장벽 평균 두께는 1.5% 더 컸다.

좌심실은 산소가 풍부한 혈액을 몸 전체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만큼 벽이 두꺼워지면 심장의 수축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야간 빛 노출이 많은 그룹에서 좌심실 근육량과 벽 두께가 증가하는 등 동심성 비대(同心性肥大) 양상이 나타났다. 동심성 비대는 고혈압 등 심장이 만성적인 부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다. 야간 빛 노출이 많을수록 우심실과 좌심방에서도 이와 비슷한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심혈관질환에 따라 7만1077명~7만3286명을 8~10년간 추적해 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야간 빛 노출이 많았던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발병 위험이 전반적으로 더 높았다. 질환별로 보면 심부전 위험은 29%, 뇌졸중 위험은 33%, 심근경색 위험은 24%, 심방세동 위험은 15% 높았으며, 이들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26% 높았다.

연구팀은 이같은 연관성 중 일부가 짧아진 수면시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심장 구조나 기능 지표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전체 연관성의 24~49%가 수면시간 감소로 설명됐다. 밤에 빛에 노출되면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생체시계에 영향을 줘 수면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루 치 교수는 “밤에 겪을 수 있는 빛 공해가 심혈관질환의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야간에 빛에 노출될수록 심장 구조와 기능이 변화하는데, 이는 심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개 옆엔 아무것도 두지 말아야=잠자리에서 빛을 덜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휴대전화나 태블릿 등 빛을 내는 전자기기 화면을 끄고 침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창밖 가로등이나 불빛이 신경 쓰인다면 암막커튼이나 블라인드로 가리는 것도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잠들기 전 TV나 영상매체 시청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화면을 끄지 않은 채 잠들면 기기에서 나오는 빛과 소리가 수면 중에도 신경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연구는 참가자의 생활을 있는 그대로 관찰한 것이어서 야간 빛 노출이 실제로 심장벽 두께 변화를 불러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빛 노출 측정은 7일치에 그쳤고, 심장 MRI 역시 한 시점에만 촬영돼 장기적인 변화까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 이달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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