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혼인기간이 5년을 넘더라도 별거로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가 없었던 기간을 빼면 5년이 되지 않는 경우 국민연금 분할연금을 받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호성호 부장판사)는 6월 5일 A 씨가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연금액변경처분의거부처분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2025구합461).
[사실관계]
분할연금은 이혼한 배우자가 상대방의 국민연금 가입기간 중 실질적 혼인관계가 있었던 기간에 대응해 연금을 나눠 받는 제도로, 국민연금법상 그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지급받을 수 있다. 원고 A 씨와 B 씨는 1992년 6월 혼인한 뒤 2000년 2월 협의이혼했다.
A 씨와 B 씨는 1996년 3월 무단전출을 이유로 주민등록이 직권말소됐다. 두 사람은 각각 1996년 5월과 6월 다른 곳으로 전입한 후 같은 주소에 등록된 적이 없다.
B 씨는 2024년 4월 A 씨의 노령연금에 대한 분할연금을 청구했다. 공단은 혼인기간을 83개월로 보고 연금분할 비율을 A 씨와 B 씨 각 50%로 정했다.
A 씨가 이 결정에 불복해 심사청구를 냈지만 국민연금심사위원회는 주민등록 말소 기간인 1996년 3월부터 6월까지만 실질적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으로 인정했다. 국민연금재심사위원회도 2024년 11월 12일 A 씨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했다.
[법원 판단(요지)]
-국민연금법은 별거·가출 등으로 실질적 혼인관계가 없었던 기간을 분할연금 산정의 혼인기간에서 제외한다. 국민연금법 시행령은 제외 혼인기간을 실종·거주불명 등록 기간과 당사자 합의나 법원 재판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이 혼인기간에서 제외할 사유를 이에 한정한 것은 아니다.
-A 씨와 B 씨 사이에는 적어도 주민등록이 말소된 1996년 3월부터 실질적 혼인관계가 없었다. 별거 경위에 관한 두 사람의 진술은 엇갈리지만 주민등록 내역과 진술을 종합하면 1995년께 별거를 시작해 1996년 3월 이후에는 동거하거나 혼인관계를 유지했다고 볼만한 교류가 없었다.
-자녀를 매개로 혼인의 실체가 유지됐다고도 보기 어렵다. 별거 뒤 A 씨가 자녀를 양육했고 B 씨가 협의이혼할 때까지 양육비를 보낸 사실이 없다. B 씨가 시어머니를 통해 간헐적으로 자녀의 옷이나 생활용품을 전달한 사정만으로는 혼인의 실체가 유지됐다고 볼 수 없다.
-1996년 3월부터 2000년 2월까지를 제외하면 실질적 혼인기간이 5년 미만이기에 B 씨는 국민연금법상 분할연금 수급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 따라서 국민연금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