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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7/29  한중동포신문/재한외국인방송
술만 마시면 라면이 당긴 이유…몸속 호르몬이 바뀌었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 9000여명 분석 알코올, FGF21 호르몬 자극해 감칠맛 선호 초가공식품 과식·체중 증가 위험 높일 수 있어 연어·두부김치 등 단백질 안주가 대안


술을 마신 뒤 라면·감자칩·피자가 유독 당겼다면 기분 탓만은 아니었다. 알코올이 몸속 호르몬을 자극해 감칠맛을 찾게 만들고, 초가공식품 과식까지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대학교 찰스퍼킨스센터 연구진은 알코올이 몸속 특정 호르몬을 자극해 감칠맛 선호를 높이고, 이로 인해 초가공식품을 과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호주 국가영양·신체활동조사(NNPAS)에 참여한 성인 9337명의 식습관 자료를 살폈다. 이 중 3082명이 조사 당일 술을 마셨다고 답했다. 분석 결과 술을 마신 날에는 마시지 않은 날보다 짠맛이 강한 음식 섭취량이 많았다.

표준 음주량(순수알코올 10g·맥주 250mL·소주 약 1.5잔)이 한잔 늘어날 때마다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졌다. 반대로 단맛이 있는 음식 선호도는 술을 마실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FGF21(섬유아세포성장인자21)’이라는 호르몬이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음주로 이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면 몸은 단맛보다 감칠맛을 바라게 된다.

보통 감칠맛은 고기나 생선처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에서 찾기 쉽다. 문제는 현대에서 감자칩, 라면, 피자처럼 짠맛과 감칠맛은 강하지만 단백질 함량은 낮은 초가공식품이 흔하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이런 식품을 ‘단백질 미끼’라고 표현했다. 정작 필요한 단백질은 채우지 못한 채 짠맛과 감칠맛만 자극되다 보니, 만족스러울 때까지 섭취량 자체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총열량은 물론 지방과 탄수화물 섭취량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음주 후 체중 증가 정도가 사람마다 다른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평소 어떤 음식을 주로 먹느냐에 따라 총 열량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같은 감자라도 집에서 구워 먹는 것보다 패스트푸드점의 감자튀김을 안주로 먹을 때 과식과 체중 증가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아만다 그레치 박사는 “많은 사람이 술을 몇 잔 마신 뒤 감자칩, 감자튀김, 피자 같은 음식을 찾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알코올이 초가공식품 과다 섭취를 유도할 수 있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책임저자인 데이비드 라우벤하이머 교수도 “단백질이 낮은 짭짤한 초가공식품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알코올이 과식을 부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술자리에서는 어떤 안주를 고르는 게 좋을까. 연구진은 감칠맛만 강한 초가공식품 대신 단백질이 풍부한 안주를 권했다. 연어·새우·굴 같은 해산물은 물론 편육, 두부김치처럼 담백하면서 단백질 함량이 높은 안주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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