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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7/29  한중동포신문/재한외국인방송
신분증 위조하고, 항공료 내주고… TOPIK 대리 응시 75건 알선
중국인 브로커에 징역 3년 선고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보려는 중국인들에게 접근해 약 4년간 75건의 ‘대리 응시’를 알선한 중국 국적 브로커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 법원은 피고인이 시험 접수 시스템의 취약점을 분석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고, 시험감독관의 신원 확인을 피하기 위해 메이크업 아티스트까지 섭외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실행한 점을 판단에 반영했다. 또 범죄수익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중국 계좌의 송금 내역 제출을 거부해 추적을 어렵게 한 점과, 수사 과정에서 중국으로 도피를 시도했으나 출국정지 조치로 무산된 점도 고려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재외동포와 외국인의 한국어 능력을 측정·평가하는 시험으로 국내 대학 진학이나 취업 등에 활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최해진 판사는 6월 24일 위계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6,6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2026고단392).

[사실관계]
한국에 거주하던 중국 국적의 A 씨는 한국어능력시험 응시 경험이 많고 최고 등급인 6급을 취득한 사람이었다. A 씨는 메신저 위챗(WeChat)을 통해 알게 된 상선 B 씨로부터 “한국어능력시험에 대리 응시자를 투입해 시험을 치르게 하고 의뢰인으로부터 대가를 받자”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

A 씨는 SNS에 광고를 올려 대리시험을 의뢰할 외국인을 모집한 뒤, 이들의 이름·생년월일·사진 등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이어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해 시험 접수를 대행하고, 의뢰인과 대리 응시자가 비슷해 보이도록 수험표 사진을 제작했다. B 씨는 A 씨로부터 전달받은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시험감독관에게 제시할 위조 신분증을 만들고 대리 응시자를 모집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2021년 12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4년간 모두 75차례에 걸쳐 실제 응시자 대신 대리 응시자가 한국어능력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결국 A 씨는 한국어능력시험을 주관하는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 소속 공무원의 시험 운영 및 관리·감독 업무를 위계로써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 판단]
최 판사는 “A 씨는 상선 B 씨와 공모해 한국어능력시험 대리응시 의뢰인과 대리 응시자를 연결·관리하는 브로커 역할을 수년간 조직적·계획적으로 수행했다”며 “담당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했을 뿐 아니라 시험제도의 근간인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실하게 시험을 준비한 다수의 응시자에게 박탈감을 안기고 시험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한 만큼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최 판사는 특히 A 씨가 컴퓨터 관련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전문성을 악용해 시험 접수 시스템의 취약점을 분석하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해 사용한 점을 언급했다. 또 다중 계정을 활용하거나 수험표 영문 표기의 허점을 이용해 신원 확인 절차를 우회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동원한 사실도 짚었다.

아울러 중국에서 대리 응시자를 모집해 항공료와 숙박비까지 부담하며 입국시키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섭외해 의뢰인과 외모를 비슷하게 꾸미도록 하는 등 상당한 준비를 거친 점을 근거로 “우발적 범행이 아니라 장기간 치밀하게 계획되고 반복적으로 실행된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최 판사는 약 4년간 이어진 범행으로 A 씨가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금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중국 계좌의 송금 내역 제출을 거부한 데 대해 “해외 계좌에 대한 국내 수사권의 한계를 이용해 범죄수익 추적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양형에 불리한 요소로 충분히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수사가 시작된 뒤 대리 응시자들에게 허위 진술을 유도하고 처벌을 피하기 위해 중국으로 도피를 시도한 정황도 고려했다.

최 판사는 “범행 내용과 수법, 범행 기간과 범행 후 정황, A 씨의 역할과 취득한 이익 규모, 동종 사건의 양형 기준 등을 종합하면 죄책에 상응하는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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