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장기간 생활해 온 복수국적자가 국적이탈신고를 했으나 법무부가 이를 반려한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나진이 부장판사)는 A 씨가 법무부를 상대로 낸 국적이탈신고 반려처분 취소청구의 소(2024구합85625)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사실 관계]
A 씨는 2005년 미국에서 한국 국적의 어머니와 미국 국적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복수국적자로, 2015년 8월 한국에 입국한 뒤 인천에 있는 한 국제학교에 재학했다. 2022년 6월 A 씨는 미국으로 출국한 뒤 국적이탈신고서를 작성해 같은해 7월 총영사관을 거쳐 법무부 장관에게 대한민국 국적을 이탈하겠다는 신고를 했다. 그러나 법무부 측는 "외국 주소 요건이 미비하고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며 신청을 반려했다.


A 씨는 자신이 국적을 이탈한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한 공익 침해의 우려는 미미한 반면, 처분으로 인해 A 씨가 미국의 연방공무원이 될 수 없는 등 직업의 자유 등이 중대하게 침해된다며 소송을 냈다.

[법원 판단]
재판부는 A 씨가 "미국에 생활의 근거를 두고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적법상 국적이탈의 요건으로서 '외국에 주소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 복수국적자의 실제 생활근거가 되는 곳이 어디인지, 복수국적자가 국내에 체류하는 것이 일시적·우연적 계기에 따른 것으로서 조만간 외국으로 복귀하리라고 볼 만한 객관적 사정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 씨는 2015년 입국한 이후 2022년 국적 이탈을 신청하기까지 대부분의 기간을 국내에서 부모와 함께 생활한 반면, 해당 기간 A 씨가 미국에 체류한 기간은 5일에 불과하다"며 "A 씨의 실제 생활 근거지는 대한민국이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어머니가 2013년 국내에 입국한 이후 국내에서 꾸준히 경제활동을 계속한 점,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함께 국내에서 지내던 A 씨의 아버지가 2022년 2월 미국으로 출국한 후에도 A 씨는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서 생활한 점 등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