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유괴 범죄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최근 서대문·광명 등지에서 미수 사건까지 잇따르자 대검찰청이 강력 대응 방침을 내놨다.

대검찰청(총장 직무대행 노만석)은 “미성년자 약취·유인 등 유괴 범죄와 모방 범죄에 강력히 대처하고 확산을 막기 위해 16일 전국 검찰청에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지시한 법무부 장관 지시를 전파했다”고 22일 밝혔다.

대검은 장관 지시에 따라 사건 발생 초기부터 경찰과 긴밀히 협조해 구속영장을 신속하고 적극 청구하도록 하는 한편, 유괴 사범 여죄 수사와 피해자 보호 조치, 재판 과정에서 엄벌 기조 유지 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특정 중대범죄에 해당할 경우 피의자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범행 동기와 전력을 분석해 전자발찌 부착을 적극 청구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아동학대범죄 혐의를 폭넓게 적용해 피해 아동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 아동 유괴 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서울 서대문구에서는 20대 남성 2명이 초등학생 3명을 차례로 유괴하려다 미수에 그쳤고, 이달 경기 광명시에서는 고등학생이 초등학생을 납치하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인천, 제주, 대구, 전주 등지에서도 유사 사건이 보고됐다.

대검에 따르면 미성년자 대상 약취·유인 혐의로 검찰에 접수된 피의자는 2022년 272명, 2023년 299명, 2024년 301명으로 늘었으며, 올해 1~8월에도 이미 214명에 달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구속 인원은 9명, 20명, 14명, 11명으로 집계됐다.

대검 관계자는 “미성년자 약취·유인 사건은 그 자체로 중대한 범죄일 뿐 아니라 2차 범죄로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아동 등 미성년자 대상 유괴 범죄에 단호히 대응해 사회 불안 요인을 줄이고 국민을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법조계는 검찰 엄벌 기조를 환영하면서 피의자에 대한 실형 선고와 학교 CCTV 사각지대 해소 등 예방·보호 대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규(변호사시험 4회) 법무법인 안팍 대표변호사는 “아동 약취·유인 사건은 범죄 중대성에 비해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정신적 피해가 크고 재범 위험도 높은 범죄임에도 단발적이거나 우발적이라는 이유로 구속이나 실형이 선고되지 않는 사례가 반복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벌 기조만으로 범죄를 근절하기는 어렵지만 일정 부분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크다”며 “미수에 그쳐도 아동과 가족이 겪는 심리적 충격은 상당하기 때문에 법과 제도가 강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범죄를 보다 실효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민관이 함께하는 예방 교육과 학부모의 참여, 지역사회 차원 대응을 병행해야 한다”며 “또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는 학교 내부에도 CCTV 사각지대가 존재하므로 이를 줄이고 관리 인력을 확충하는 등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