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를위한이주인권문화센터 및 이주인권공동단체 일동이 지난 21일 오전 수원출입국외국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을 무시하는 폭압적 미등록 이주민 단속 행태를 규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붙잡힌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주노동단체가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인천일보 2025년 4월22일자 1면 등>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모두를위한이주인권문화센터와 법무법인 원곡 최정규 변호사는 임금체불 당사자인 필리핀 국적 비타빗 솔로몬(39)씨 위임을 받아 25일 수원지법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는 용인 A 석재공장을 상대로 임금 청구 소송을 제기, A 공장이 솔로몬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고 이에 대해 지난해 11월15일부터 전부 갚는 날까지 연 20% 비율에 따른 비용도 지급하라는 등의 청구 취지가 명시됐다.

솔로몬씨는 2014년 9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10년간 A 공장에서 일했지만 퇴직금 및 연차수당 5000여만원을 지급받지 못해 노동부 경기지청에서 임금체불 진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18일 노동부 경기지청에서 진정 사건 대질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려던 솔로몬씨는 공장 관계자에게 멱살을 잡히는 등 시비가 붙었다. 이후 그는 출동한 경찰에 수갑이 채워져 수원출입국·외국인청에 구금됐다.

진정 중인 솔로몬씨에겐 임금체불 사실을 노동부가 확인해주는 문서인 ‘체불금품확인원’이 발급되지 않았다. 이 체불금품확인원이 있어야 구금 상태에서 ‘보호일시해제’가 될 수 있다.

이주노동단체는 구금 상태에선 진정 절차가 원활하지 않아 보호일시해제가 필요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민사소송 시 각 출입국·외국인청 판단에 따라 보호일시해제를 해주는 경우도 있다.

출입국관리법 보호일시해제업무 처리규정에 따르면 출입국·외국인청장 등은 일시해제 사유가 체불임금과 관련 있을 때 ▲체불임금이 1000만원 이상일 것 ▲고용주의 임금체불확인서나 지불각서, 노동부 발급 체불금품확인원 중 하나가 있을 것 ▲피보호 상태에서 체불임금 청구나 수령을 기대하기 곤란한 경우일 것 등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한 뒤 일시해제 할 수 있다.

고기복 모두를위한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는 “수원출입국·외국인청에 고소장 접수증명원을 제출했지만 관련 답변은 얻지 못했다”며 “28~30일쯤 솔로몬씨와 공장 관계자를 조사한 뒤 화성외국인보호소로 옮겨 심사한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최 변호사는 “노동청이 체불금품확인원을 여태 발급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며 “진정이 진행 중임에도 못 받은 임금이 있단 사실을 증명하기 어려워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시 체불 당사자인 솔로몬씨 참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