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하고 시원한 피서지를 찾는다면 동굴만 한 곳이 없다. 자연과 시간이 만든 천연 동굴부터 역사의 흔적이 남은 인공 동굴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충북 충주 ‘활옥동굴’의 투명카약체험 모습.

1900년에 발견된 후 1922년 일제강점기에 개발된 국내 유일의 백옥·활석·백운석 광산이다. 동굴 길이는 공식적으론 57㎞로 기록돼 있지만 실제 길이는 80㎞ 이상이다. 폐광 후 오랫동안 방치됐던 활옥동굴은 2019년 동굴테마파크로 개발돼 여름철 인기 관광지로 다시 태어났다. 동굴 안엔 빛 조형물과 건강테라피존 등 다양한 체험공간이 있다. 암반수가 고여 만들어진 거대한 호수에서 카약을 타고 동굴 내부를 돌아다닐 수 있는 투명카약체험이 인기다. 동굴 밖엔 활석을 분쇄하던 공장을 개조한 카페도 마련돼 있다.



강원 동해 ‘천곡황금박쥐동굴’

아파트가 우뚝 서 있고 시내버스가 지나다니는 도심 속에 천연 석회동굴이 있다. 1991년 아파트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된 이 동굴은 길이가 1510m에 달한다. 동굴엔 멸종 위기종 1급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황금박쥐(붉은박쥐)가 서식하고 있다. 안전모를 쓰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면 신비한 동굴 세계가 펼쳐진다. 입구 근처에만 가도 찬 기운이 감도는 동굴은 여름 피서지로 제격이다.

경북 문경 카페 ‘까브’ 내부.

문경에서도 골짜기인 동로면 황장산 중턱에 있는 동굴에 카페가 들어섰다. 수정과 백운석을 캐던 광산을 개조했다. 밖에서 보면 암벽 아래에 있는 평범한 카페처럼 보이지만 동굴 내부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안으로 깊이 들어가면 카페 공간이 나타나는데 높이 6.5m, 길이 150m, 폭 6.5m로 여유로운 크기다. 백운석이 조명과 어우러져 내부를 환하게 밝힌다. 카페에선 오미자농장을 운영하는 주인이 직접 만든 오미자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전북 순창 ‘향가터널’

풍산면 대가리에 일제강점기말 일본군이 쌀을 수탈하려고 만든 터널이 있다. 전북 순창·남원과 전남 담양 지역쌀을 나르던 384m 길이의 터널은 광복 후 마을끼리 서로 오가는 길로 사용됐다. 터널엔 옛날 터널 공사 현장과 쌀 수탈 과정을 재현한 모형을 볼 수 있다. 터널을 통과하는 데 10분 정도 소요되며 밖으로 나가면 섬진강 경치가 펼쳐지는 향가유원지가 나타난다.

전남 광양 ‘와인동굴’ 내부 빛터널.

1913∼1987년 광양제철화물을 운송했던 터널이 와인동굴로 재탄생했다. 2017년 개장한 이곳에선 세계 각국 와인을 만날 수 있다. 와인 시음과 구매뿐만 아니라 와인을 넣은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는 와인족욕, 광양 매실을 이용한 와인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미디어파사드, 트릭아트 포토존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제주 서귀포 ‘성읍녹차동굴’

성읍녹차마을에 있는 천연 용암 동굴이다. 드넓은 녹차밭 풍경과 동굴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녹차밭을 따라 20분 정도 들어가면 동굴이 나온다.

동굴로 깊숙이 들어가 안쪽에서 바깥을 향해 사진을 찍으면 사람의 실루엣과 푸른 경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사진을 남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