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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04/27  한중동포신문/재한외국인방송
주민등록증 받은 다문화 자녀에 ‘한국 국적 아니다’ 판정…대법 “국적 줘야”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주민등록증까지 발급받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법무부가 ‘한국인이 아니다’라고 판정한 것은 잘못됐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다문화가정 자녀 2명이 법무부를 상대로 ‘국적 비(非)보유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1998년생인 A씨와 2000년생 B씨는 한국 국적 아버지와 중국 국적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2001년 출생 신고를 했고, 관할 행정청은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했다. A씨와 B씨는 각각 17세가 된 해에는 주민등록증도 발급됐다.

문제는 이들이 태어났을 당시 부모는 법적으로 혼인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국적법과 대법원 판례에 따라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자녀가 출생 신고로 한국 국적을 얻으려면 법적으로 혼인 신고를 마친 상태여야 한다. 부모는1997년 혼인 신고를 하려 했지만 제주의 한 읍사무소에서 모친의 호구부 원본을 분실했고, 중국 대사관이 호구부 재발급을 거부하면서 혼인신고를 제때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는 2008년 12월에야 혼인신고를 했다. 이때 관할 행정청이 혼인신고를 수리하면서 A·B씨의 출생신고가 ‘외국인 모친과의 혼외자 출생신고’에 해당한다며 가족관계등록부를 폐쇄했다. 이듬해 이들의 부친이 “내 자녀가 맞다”는 ‘인지신고’를 했지만 인지신고 내역만 기록되고 가족관계등록부는 살아나지 않았다.

A씨와 B씨는 2019년 법무부에 국적보유판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가족관계등록부가 폐쇄돼 대한민국 국적 보유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원고들에게 국적비보유 판정을 내렸다. 법무부는 2013년과 2017년 부모에게 ‘국적법에 따른 인지(신고)에 의한 국적 취득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안내했지만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B씨는 법무부를 상대로 국적비보유 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가 승소했으나, 2심에서는 패소했다.

대법원은 국가가 주민번호를 부여하고 주민등록증을 부여한 이상 대한민국 국적을 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비록 가족관계등록부가 추후 말소됐거나, 법무부에서 부모에게 국적 취득이 필요하다는 점을 안내했다고 하더라도, 주민등록이 계속 유지된 이상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공적인 견해표명도 계속 유지됐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주민등록번호와 이에 따른 주민등록증을 부여한 행위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2006년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이어 “A씨와 B씨는 평생 보유했다고 여긴 대한민국 국적이 부인되고, 그 국적의 취득 여부가 불안정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그 결과 자신들이 출생하고 성장한 대한민국에 체류할 자격부터 변경되는 등 평생 이어온 생활의 기초가 흔들리는 중대한 불이익을 입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고 신뢰한 것에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법무부의 국적 미보유 판정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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