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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04/23  한중동포신문/재한외국인방송
유언을 녹음한 파일 원본이 분실됐다면, 유언은 무효일까요?


나망인 씨는 녹음을 통해 유언을 남긴 뒤 2018년 8월 24일 사망했습니다. 이후 나망인 씨의 자녀인 나상속 씨는 법원에 유언 검인을 청구했고, 법원은 ‘녹음파일 원본은 유언을 직접 녹음한 변호사가 보관했다.’는 나상속 씨의 진술에 따라 변호사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녹음파일을 조사하여 유언검인조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녹음파일의 마지막 수정일자가 2019년 5월 14일인 것으로 보아 파일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노인정 씨의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변호사는 녹음파일 원본을 나상속 씨에게 전송한 뒤 삭제하였고, 나상속 씨가 보관하고 있던 녹음파일을 다시 전달받아 저장했다가 그 파일을 검인 대상으로 제출한 것이었는데요.

이 경우 녹음파일의 사본만으로도 유언의 효력이 인정될까요?

위 사례는 녹음에 의한 유언이 성립한 후에 녹음파일이 분실된 경우 이해관계인이 녹음의 내용을 증명하여 유언의 유효를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입니다.

이와 유사한 사례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23다217534 판결).

(1) 유언증서가 성립한 후에 멸실되거나 분실되었다는 사유만으로 유언이 실효되는 것은 아니고 이해관계인은 유언증서의 내용을 증명하여 유언의 유효를 주장할 수 있다(대법원 1996. 9. 20. 선고 96다21119 판결 등 참조). 이는 녹음에 의한 유언이 성립한 후에 녹음테이프나 녹음파일 등이 멸실 또는 분실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2) 문서의 제출은 원본으로 해야 하는 것이고, 원본이 아니고 단순히 사본만으로 한 증거의 제출은 정확성의 보증이 없어 원칙적으로 부적법하므로, 원본의 존재 및 원본의 성립의 진정에 관하여 다툼이 있고 사본을 원본의 대용으로 하는 것에 대해 상대방으로부터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사본으로써 원본을 대신할 수 없다.

(3) 반면에 사본을 원본으로서 제출하는 경우에는 그 사본이 독립한 서증이 되는 것이나 그 대신 이로써 원본이 제출된 것으로 되지는 않고, 증거에 의해 사본과 같은 원본이 존재하고 그 원본이 진정하게 성립하였음이 인정되지 않는 한 그와 같은 내용의 사본이 존재한다는 것 이상의 증거가치는 없다. 다만 서증사본의 신청 당사자가 문서 원본을 분실하였다든가, 선의로 이를 훼손한 경우, 문서제출명령에 응할 의무가 없는 제3자가 해당 문서의 원본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 원본이 방대한 양의 문서인 경우 등 원본 문서의 제출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상황에서는 원본을 제출할 필요가 없지만, 그러한 경우라면 해당 서증의 신청당사자가 원본을 제출하지 못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구체적 사유를 주장·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9다9640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판례의 취지에 따르면, 위 사례에서는 변호사가 ① 자신의 휴대전화로 나망인 씨의 유언을 직접 녹음하였고 이에 따른 녹음파일 원본이 존재했던 사실, ② 녹음파일 원본을 나상속 씨에게 전송한 후 삭제한 사실, ③ 나상속 씨로부터 다시 전송받아 저장한 파일이 검인 대상 파일로 제출된 사실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녹음파일 원본과 검인 대상 파일은 그 동일성이 인정되므로 나망인 씨의 유언은 「민법」 제1067조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서 유효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평결일 : 2024년 3월 16일
참조판례 : 대법원 2023. 6. 1. 선고 2023다217534 판결

* 위의 내용은 평결일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현행 법령 및 판례의 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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