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설정  l 즐겨찾기추가   처음으로  l  로그인  l  회원가입  l  아이디/비밀번호찾기  l  2024.6.23 (일)
글씨크기 크게  글씨크기 작게  기사 메일전송  기사 출력  기사스크랩
 http://www.kcn21.kr/news/5433
발행일: 2024/01/31  한중동포신문/재한외국인방송
선거와 이민정책
김도균 제주한라대 특임교수

선거의 계절이 다가왔다. 올해는 지구촌 곳곳에서 주요 선거가 유난히 많다. 이민정책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빠지지 않는 이슈다.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불법체류자를 추방하겠다는 공약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 재집권한다면 불법 입국자를 막기 위해 국경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이민 이슈가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김도균 제주한라대 특임교수

유럽에서도 난민을 받는 문제로 집권당이 수차례 바뀌기도 했다. 이처럼 이민 국가에서는 이민 공약이 선거의 주요 이슈가 되고 승패를 결정 짓는 요인이 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이민 관련 문제가 선거 공약으로 등장하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 선거 유세

이제 우리나라도 체류 외국인이 250만 명을 넘어 신흥 이민국가의 길로 들어섰고, 당장 외국인이 없으면 사회 곳곳이 멈춰질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니 이민이나 외국인 정책 방향에 대해 다양한 공약이 나오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다. 그럼에도 여태까지 선거에서 여야 모두 정면으로 이민정책 공약을 내지 않고 있는 이유는 이민 문제를 들고나오면 득표에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이민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절박한 사정이 되었다. 바로 인구감소와 지방소멸로 이어지는 저출산 초고령사회가 생각보다 빨리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와버렸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택공급, 육아휴직 등 각종 지원정책과 과거에 황당하게 들리기만 했던 1억 원이나 2억 원의 현금 지원 공약도 나올 것이다. 그렇게라도 해서 출산율이 획기적으로 올라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다행일까 싶지만, 이미 세계 최저의 출산율과 최고의 고령화 속도를 단박에 뒤집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그냥 선거에 표를 얻기 위한 공(空)약에 머물까 우려스럽다.

설사 그런 획기적인 지원정책으로 출산율이 성공적으로 올라간다고 해도 그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20년을 기다려야 한다. 대신 당장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의 기반이 무너지고, 산업현장은 일할 사람이 없고, 지방은 저출산과 더불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인구유출로 지방소멸이 두 배로 가속화되는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한다면, 각 정당에서는 이민정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공약으로 내세워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인구감소에 따라 국민의 빈자리를 보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 생존을 위해, 이민정책을 총괄할 정부조직은 어떻게 만들 것인지, 각 지역과 산업 업종별로 필요한 이민자 도입 규모와 방식 그리고 사회통합을 체계적으로 연결할 방안은 무엇인지, 수명이 다한 고용허가제는 어떤 제도로 바꿀 것인지, 외국인 가사근로자가 우선인지 외국인 요양보호사가 우선인지, 출신국에 따라 차별적인 동포 비자를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 유학생을 이민정책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지방소멸에 대응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 당장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도 될만한 이슈들이 차고도 넘친다.

마침 이번 정부에서 실질적으로 이민정책을 주도했던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 갔으니 이러한 이슈를 먼저 들고나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은 재직 시 세계적인 수준의 이민정책과 이민청 설치 그리고 이민 개혁을 역사적 사명이라고 천명하였다. 외국의 사례도 잘 살폈고, 현장의 목소리도 많이 들었고, 이민청 설치 필요성도 줄기차게 주장했다. 그동안 법무부 장관으로 목소리를 내었다면 지금부터는 선거를 총괄하는 여당 대표로 목소리를 내고 유권자의 평가 받아야 한다.

민주주의 정부의 핵심정책은 선거에서 선택받아야 명분을 가지고 추진할 수 있다. 여든 야든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생존전략으로 이민 개혁을 추진하겠다면, 이번 총선에서 제대로 된 이민정책을 내보이고 유권자의 뜻을 물어야 한다. 당장 눈앞의 표 계산만 하고 정해진 미래에 대해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호는 갈 길을 잃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미래 세대들에게 전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 김도균 교수는 법무부 이민정보과장, 출입국심사과장, 주칭다오총영사관과 주중국대사관 영사,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장, 한국이민재단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출입국과 이민정책 이슈를 다뤄왔다. 현재 제주한라대학 특임교수, 행정사법인 한국이민 대표 행정사, 법무법인 동인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중동포신문/재한외국인방송의 다른기사보기
 
  l   광고안내   l   구독신청   l   기사제보   l   개인정보보호정책   l   이용약관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