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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9/25  한중동포신문/재한외국인방송
'안산드레아스' 혐오 여전..."다문화 아닌 상호문화 필요"
외국인 거주 가장 많은 안산시…혐오 별칭 붙어 "상호문화 이해를 위한 교육 필요"..차별시선 넘어야 출입국관리공무원 인식·민원처리 시스템부터 개선

대표적인 외국인 밀집 거주지로 꼽히는 경기 안산시. 이 안산시의 또 다른 별칭은 '안산드레아스'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외국인 주민 59.8%인 127만5954명이 수도권에 거주한다. 이 중 33%가 경기도에 71만4497명이 거주하고, 안산시는 9만4941명을 차지하고 있다.

범죄와 폭력을 주제로 한 게임 'GTA산안드레아스'에서 의미를 가져온 용어다. 경기도 안산시에 조선족, 외노자, 불법체류자가 많아 강력범죄율이 높다고 해 붙인 별명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혐오스런 별칭이 붙은 것을 보면 외국인 이민자에 대한 배타적인 인식을 엿볼수 있다.

한국행정연구원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을 우리나라 국민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 비율은 지난 2013년 9.8%에서 2021년 12.9% 다소 올랐다가 지난해 2022년 10.0%로 다시 주춤했다.

전문가들은 이민 수용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에서 서로의 문화를 인정하고 상호작용을 하는 '상호문화'가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외국인이 들어나면서 안산에는 '외국인 주민본부'가 생겼다. 외국인 주민본부가 있는 곳은 안산시가 유일하다. 전담 조직이 팀이나 과로 있는 경우는 있지만, 이렇게 별도로 운영하는 곳은 안사시 뿐이다.

이곳은 외국인 주민이나 다문화가족 등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한국어교육, 통역 지원, 상담 지원, 의료 및 법률 서비스, 문화 체육 활동 등 다양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경혜 안산시 외국인 주민본부장은 "나라별 혹은 체류자격별로 어려운 점이나 본인들의 정착 경험 등 삶의 얘기들을 공직자나 안산 시민들에게 오픈된 강좌에서 들려주거나 주재 외교관들을 초청해서 각국 나라의 이야기, 이슈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이해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이곳에서 인권 교육, 인권 영화제를 매년 시행하고 차별적 시선을 극복하는 한편 성공한 사례가 있으면 콘텐츠 찾아서 같이 교육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 참여율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에서 집중적으로 참여를 유도하거나 홍보 중에 있다"고 했다.

이민자가 지역주민으로 정착해 나가는 것이 결코 순탄하지는 않다. 사회통합은 다문화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지만 다른 한편에선 이민자는 스스로 '다문화'라는 용어를 배척하려는 경향이 있다. 학교에서 '야! 다문화' 라고 불리며 왕따를 당하는 사례에서 보듯 부정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안산 다문화길

김원숙 이민역사교실 대표는 안산시 외국인 주민본부에서 시행 중인 것과 같은 상호문화 이해를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민자에 대해 차별하고 증오하는 것은 여러 원인이 있지만 상대에 대한 이해 부족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또 "이민자는 본인이 희망해서 온 사람이기도 하지만 국가적 필요에 따라 비자를 발급해서 데리고 온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며 "국가가 필요해서 불러들여 놓고 사회에서 차별하고 증오한다면 이민 강국으로 가기는 아득히 먼 것"이라고 했다.

◆출입국외국인청 '국가 이미지 첫 관문'...시스템 개선부터

이런 맥락에서 법무부가 주도하는 '사회통합프로그램'도 더 다듬고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작 당시 단속이나 규제에 능한 법무부가 나서 이민자 통합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맞느냐라는 일부 비난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외국인의 출입국과 체류를 주관하는 부서에서 외국인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비자와 연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외국인을 직접 대하는 출입국외국인청(사무소) 직원들의 태도 또한 갈 길이 멀다. 이들은 직접 외국인을 접촉하기 때문에 국가의 이미지와 직결될 수 있다. 그래서 출입국관리공무원은 주권행사의 주체이기도 하지만, 공공외교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외교관의 업무를 수행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출입국외국인청(사무서)에서 이들을 본 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나이지리아에서 유학 온 파스칼 씨는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비자를 연장하러 가기 한 2주 전부터 떨려요. 다른 외국인 친구들도 마찬가지죠"라고 말한다. 외국인들에게 출입국관리공무원은 두려움의 존재다. 이것부터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서울남부출입국 민원실에는 외국인들의 비자신청으로 발 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 외국인 등록을 위해 방문한 쩐티 미 디우씨(베트남·가명)는 낯선 환경에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 동안 멍하니 있었다. 20여분 우왕좌왕하다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겨우 접수를 했다.

민원실에 만난 한 행정사는 "출입국에서 친절을 기대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핀잔만 듣지않고 추가서류만 요구받지 않아도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단순 비자연장도 2개월이 걸리기 일쑤고, 영주자격은 8개월이, 국적 업무는 2년이 걸리기도 한다. 친절은 고사하고 업무처리라도 신속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자연장 심사 중에는 출입국도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건강보험도 끊겨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 아니다. 업무 개선을 요구해도 인력 부족만 이야기 한다고 한다.

이 처럼 복잡하고 처리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관련 지침이 불분명하고, 담당직원마다 해석이 달라 생기는 것도 원인이라고 한다. 또 전자민원이나 민원대행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인데 본인이 직접 방문해야 처리기간이 단축되는 시스템도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간단한 민원혼잡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거창한 사회통합은 허공의 메아리가 될 수도 있다. "요즘같은 AI시대에 인력부족을 탓할 것이 아니라 전자민원이나 민원대행을 활성화하고 불필요한 행정규제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현장 목소리는 귀 담아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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