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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07/17  한중동포신문/재한외국인방송
[기고] 외국인 유학생 지침 유감

최근 법무부에서 외국인 유학생 지침을 개정하여 발표했다. 인구소멸이 진행되는 지방대학과 이민정책 전문가뿐만 아니라 이들을 활용하려는 산업현장에서도 외국인 유학생 관련 정책은 관심이 매우 높은 분야이다.

굳이 미국과 같은 이민선진국이 세계 각국의 젊은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자국의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해외로 유학을 나갈 정도면 그 나라에서 가장 젊고 도전정신이 강한 인재들이다.

이들이 우수 인재로 성장하여 잘 정착하기만 하면 유학생은 꿈을 이루고 국가는 필요 인적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민정책의 보물과 같은 존재다.
김도균 제주한라대 특임교수(한국이민 대표행정사).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역사상 최저의 출산율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외국인 유학생은 인구정책과 이민정책에 있어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 그러나 기존의 유학생 정책은 황금알을 낳은 거위의 배를 가르는 형태가 지속 되어 왔다.

유학생은 학업보다는 취업에만 관심을 두고 있고, 당국은 국민 일자리 보호라는 명분으로 유학생의 취업을 엄격하게 제한해 왔다.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에 부족한 등록금을 채우기 위해 유학생을 받아들이기에만 급급하고 학사관리와 취업 연계는 나 몰라라 했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상이 지속 되면서 대학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유학비자가 불법 취업의 통로로 전락해 가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

이에 각계에서 유학생 부실관리와 불법 브로커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유학생 제도의 정상화와 적극적인 활용이 이민정책의 핵심이라는 인식에 공감하기 시작했고, 법무부는 이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유학생 지침을 대폭 개정하여 발표했다. 그런데 여기에 군데군데 구멍이 있다.

첫째로 유학생 정책의 핵심은 유학생이 국내에 계속 정주할 수 있는 사다리가 튼튼해야 하는데, 학업을 마친 후 정주로 넘어가는 길목이 너무 좁다. 즉, 유학 후 취업이 그 사다리 역할을 하는 데 취업비자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석·박사급 고학력 졸업자부터 전문대학 기능인력에 이르기까지 취업비자 문턱이 너무 높다. 이번 지침에서는 그 부분을 건드리지 못했다.

취업 사다리가 안정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유학생 입학과 학사관리를 아무리 엄격하게 한다고 해도 도로 아미타불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졸업 후 취업이 보장된다면 현재 우리나라 유학생 관리의 난맥상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으니 후속 조치가 꼭 필요한 대목이다.

두 번째로 유학생 입학 문호가 너무 높다. 현재의 지침은 학업 능력과 재정 능력 그리고 한국어 능력으로 입학비자 발급을 결정하고, 거기에 과거 유학생 중 불법 체류한 비율을 산정하여 대학의 등급을 분류하고 이에 따라 입학절차를 달리하는 복잡한 구조를 두고 있으며, 불법체류자 산정 방식도 분모와 분자를 달리하는 비합리적 방식이다.

수학능력은 가르치는 학교에서 책임을 지고 비자발급은 최소한의 요건만 제시해야 하는데, 출입국 당국에서는 국내 체재비 입증서류까지 꼼꼼히 받아서 확인하니 오히려 불법 유학 알선 브로커가 판을 치는 계기가 된다.

물론 유학생으로 들어와서 무단이탈하는 사례가 많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지만, 어차피 서구 영미권 학생의 유학은 한정적이고,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국 등의 유학생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일정 부분 부작용을 고려한다고 해도 대학에 유학생 선발 권한을 대폭 확대하여 입학 규제 대신 취업 등 사후관리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세 번째는 학사관리 부분인데, 유학생 수업 참가 일수와 학점 그리고 체재비용까지 확인하여 유학비자를 연장하고 있다. 심지어 유학생이 행여나 불법으로 아르바이트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유학생의 은행 통장까지 들여다보고 있으니, 유학생에게 비자 연장은 또 다른 문턱이 된다. 특히 이번 유학생 지침에서는 주간에 많은 시간의 아르바이트를 제한하기 위해 야간수업을 명시적으로 제한했다. 지침의 사족이다.

어차피 야간대학과 원격대학은 유학비자 대상이 아니고 주간과정에 등록한 학생이 야간이나 휴일 수업도 한다면 주경야독으로 권장할 일이다. 오히려 밤에 일하는 학생이 유흥업소 등 더 불법적인 곳에서 일할 가능성이 크다. 저녁 6시 이후에 수업하면 강제 추방한다는 지침은 나가도 너무 나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유학생 아르바이트를 제한해 버리면 인력 부족이 심각한 지방 산업현장 곳곳에서 단비 같은 존재인 유학생 아르바이트 시장도 불법의 영역으로 확장될 뿐이다.

어차피 이민수용이 피할 수 없는 국가적 운명이라면, 저임금과 저학력으로 선발한 단순 노무 위주의 단기순환형 땜질식 정책보다 이미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최적화되어 있는 외국인 유학생을 과감히 받아들이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더 나아가 코로나 기간 중 학업을 포기하고 무단이탈한 유학생의 복학까지 허용한다면 금상첨화다. 지금이라도 유학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지방과 대학이 상생하는 외국인 유학생 지침이 만들이 지기를 기대한다.

김도균 교수는 법무부 이민정보과장, 출입국심사과장, 주칭다오총영사관과 주중국대사관 영사,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장, 한국이민재단 이사장을 지냈고, 제주한라대학 특임교수, 행정사법인 한국이민 대표 행정사, 통일문화연구원 연구실장으로 활동하는 이민정책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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