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병원 박경우 원장

택시 운전을 하는 이모(64)씨는 최근 5년간 만성적인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오래 앉아서 운전을 하다 보니 나타난 증상으로 여겨 파스를 붙이며 참아왔지만 시간이 지나자 통증은 다리까지 이어졌다. 저리고 화끈거리는 듯한 통증 때문에 몇 걸음 걷지 못하게 되자 황급히 병원을 내원했고 검사 결과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척추관협착증은 대부분 60대 이상의 고령에게서 많이 발병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 주변 인대나 뼈, 관절 등이 노화로 변성되면서 척추관이 좁아져 통증이 발생한다. 퇴행성 변화는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방치되어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정확한 검진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뿐 아니라 다리로 통증이 이어지는 협착증은 간헐적 파행 증상이 동반된다. 간헐적 파행이란 통증으로 인해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파서 쉬었다가 다시 걸어가는 보행 장애를 말한다. 엉덩이 부위와 다리로 심한 통증과 저리고 당기는듯한 느낌이 나타나며, 사람에 따라서는 시리거나 타는듯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치료를 제때 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 이러한 통증 증상들이 심해지면서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점점 짧아져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통증이 그리 심하지 않은 초기 협착증은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생활습관 개선 및 운동을 통해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치료 후 2~3개월이 지나도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치료법 중 최근에는 협착의 원인이 되는 퇴화된 인대를 제거하는 시술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추간공확장술은 옆구리 방향으로 가느다란 관 형태의 확장 키트를 넣어 협착의 원인이 되는 추간공 내외측 인대를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정상적인 디스크 수핵 조직이나 척추뼈, 근육에 손상을 주지 않고 추간공 주위로 엉겨 붙어있는 염증 물질만을 박리한다. 시술을 통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진 인대를 제거, 좁아진 공간을 확보하게 되면 디스크 및 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일 수 있다.

광혜병원 박경우 원장은 “추간공으로는 자율신경과 혈관이 지나가고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인대가 얽혀 있기 때문에 치료 도중 자칫 신경을 건드릴 수 있어 시술 난도가 매우 높다. 협착 및 유착 정도와 진입 각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복잡한 요인들 때문에 추간공확장술의 경우 다양한 사례를 경험한 집도의의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많은 환자들이 혈액순환 장애 정도로 여기고 초기 진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또 급성으로 진행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초기에 눈치채지 못하고 증상을 악화시키기 쉽다. 때문에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지속적으로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협착증은 완치 개념이 없는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평상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체중을 조절하는 것은 척추 관절의 퇴행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 역시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과도한 근력 운동은 오히려 척추 관절의 손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출처 : 메디소비자뉴스(http://www.medisobiz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