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5세입니다. 그러나 건강한 상태로 보내는 기간은 66.3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17.2년은 ‘아픈 삶’을 살게 됩니다. 인생의 20%에 달하는 긴 기간입니다. 만성질환 증가로 ‘유병장수(有病長壽)’라는 말이 일상화된 시대, ‘100세까지 건강한 삶’을 위한 크고 작은 지침들을 소개합니다.

노년기 건강의 척도 가운데 하나가 근육이다. 신체를 지지하고, 운동능력을 부여하는 근육은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저장하는 창고이기도 하다. 우리 몸은 특별한 질환에 걸리지 않아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골격근이 감소한다. 보통 25세 이후 매년 0.5~1%씩 줄어드는 것.

신제영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근육감소의 주된 특징은 힘이 없어지므로 일상적인 동작이 어려워진다는 것”이라며 “걷기, 달리기, 계단 오르내리기, 물건 들기, 수저질하기, 머리 빗기 등 일상생활 속 동작들을 하는 것이 버거워지고 숨을 쉬거나 삼키는 것도 근육의 작용이기 때문에 숨이 차고 식사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본격적으로 근육감소가 일어나는 노년기에는 운동능력과 균형감이 확연히 낮아져 낙상 등 안전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근육감소에 따른 활동량 부족으로 체지방이 늘면서 몸무게는 크게 차이가 안 나는데도 근육과 체지방의 비율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를 ‘근감소성 비만’이라고 하는데, 만성질환이나 그로 인한 심혈관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노년기 근육감소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과 영양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운동은 가장 확실한 근육감소 예방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하는 걷기나 가볍게 뛰기 외에도 팔다리와 몸통의 중요한 큰 근육들에 대한 근력운동을 주기적으로 해주면 효과가 있다. 근육운동은 혈류개선과 혈압을 조절하는 효과도 있어 고혈압‧심근경색‧협심증 같은 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기도 한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측은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근육감소를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며 “류신‧이소류신‧발린과 같은 아미노산이 풍부한 콩과 두부‧된장‧두유 같은 식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한국영양학회가 권장하는 60세 이상 고령자의 하루 단백질 권장섭취량은 체중 1㎏당 1~1.2g이다.

한 예로 체중이 60㎏일 경우 60~72g 수준으로, 일반적인 콩의 단백질 함량이 35∼40%라는 점을 고려하면 마른 콩 기준 200g 정도다. 볶은 콩으로 두 줌 가까이 되는 많은 양이다. 두부나 콩자반 등 조리 후 먹을 때 양이 훨씬 늘어난다는 점을 따졌을 때 평소 생각보다 많은 섭취가 필요하다. 한림대성심병원 최효근 교수 연구팀은 60∼80세 노년층 4615명(평균 나이 68.3세)을 조사한 결과 60.7%가 단백질을 하루 권장량보다 적게 먹는 것으로 나타났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