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목적이라고 해도 우리나라에선 마약으로 분류돼 있는 다량의 향정신성의약품을 반입한 외국인에게 출국명령을 내린 출입국·외국인청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제주지방법원은 네팔 국적의 A씨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을 상대로 제기한 출국명령처분취소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오늘(31일) 밝혔습니다.

이번 소송은 A씨가 2021년 10월 네팔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클로제나팜 506정을 항공편을 통해 반입하면서 빚어졌습니다.

클로제나팜은 우리나라에서 마약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A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세관에 적발됐으나 치료 목적인 점을 감안해 정식 재판까지는 넘겨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A씨에게 출국명령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A씨는 “치료 목적으로 가져온 의약품에 향정신성의약품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검사도 이런 점을 인정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으나 출국명령을 내린 것은 과하다”며 출국명령 행정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으나 마약류 관련 범죄에 사용되거나 매매 등 추가 범죄를 초래할 수 있어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커 출국명령 처분은 적법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원고는 장기간 우리나라에 체류했는데, 치료용으로 처방 받은 의약품이라고 하더라도 법률에 의해 반입이 금지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청구 기각 사유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