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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11/29  한중동포신문/재한외국인방송
경미한 교통사고에서 인적사항을 알리지 않고 사고 장소를 떠나면, 모두 뺑소니인가요?


A씨는 약간의 술을 마신상태로 운전하던 중, 교차로에서 전방을 소홀히 살펴 교차로를 진행하던 나부상씨 승용차의 범퍼를 스치듯이 추돌하는 사고를 냈습니다. 사고 직후 나부상씨가 경찰에 사고신고를 하려하자, A씨는 이를 말리다가 자신의 차량을 도로가에 그대로 두고 사고 현장을 떠났습니다.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들이 차량소유자인 A씨를 찾자 약 40분 후 A씨가 나타났는데요.

이후 경찰의 조사에서 나부상씨는 사고 직후 A씨에게 본인과 동승자가 다쳤다고 말한 적이 없고, A씨가 자신과 동승자가 다쳤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하였습니다. 또한 사고 CCTV 영상에서 나부상씨와 동승자는 사고 직후 보행에 불편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 사고 이후 나부상씨와 동승자는 허리, 목에 염좌 및 긴장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고, 나부상씨의 차량은 사고 120만원 상당의 수리비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경우 A씨에게 뺑소니가 성립할까요?

* 참조

「도로교통법」 제54조(사고발생 시의 조치) ①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 등 교통으로 인하여 사람을 사상하거나 물건을 손괴한 경우에는 그 차 또는 노면전차의 운전자나 그 밖의 승무원은 즉시 정차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

2.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성명ㆍ전화번호ㆍ주소 등을 말한다) 제공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제5조의3(도주차량 운전자의 가중처벌) ① 「도로교통법」 제2조에 규정된 자동차ㆍ원동기장치자전거의 교통으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한 해당 차량의 운전자가 피해자를 구호(救護)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에는 가중처벌한다.

판결결과 : 사고운전자인 A씨가 피해자인 나부상씨 및 동승자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하는 조치를 하지 않고 사고장소를 떠났더라도 뺑소니는 인정되지 않을 것입니다.

위 사례는 자동차 충돌 사고 상황에서 사고 피해자들이 상해를 입은 사실이 인정되고 피해자들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하지 않은 채 사고 장소를 이탈했다면 구호조치의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도주치상죄가 인정되는지, 또는 사고로 피해가 발생하였더라도 사고 내용, 피해 정도, 사고 뒤의 상황 등 구호조치의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벌여부를 판단해야하는지 문제가 되는 사안입니다.

이와 유사한 사례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2. 30. 선고 2020도15208 판결).

(1) 원심은, 인적 피해를 야기한 사고운전자는 2016. 12. 2. 법률 제14356호로 개정된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제공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데, 피고인이 이 사건 사고로 피해자들에게 상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피해자들에게 인적 사항을 제공하지 아니한 채 사고 장소를 이탈하였다면 구호조치의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3 제1항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3 제1항은 자동차와 교통사고의 격증에 상응하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교통질서가 확립되지 못한 현실에서 자신의 과실로 교통사고를 야기한 운전자가 그 사고로 사상을 당한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도주하는 행위에 강한 윤리적 비난가능성이 있음을 감안하여 이를 가중처벌함으로써 교통의 안전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보호함과 아울러 교통사고로 사상을 당한 피해자의 생명·신체의 안전이라는 개인적 법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정된 규정이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2도2001 판결,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도15885 판결 등 참조).

(3) 따라서 사고의 경위와 내용, 피해자의 나이와 상해의 부위 및 정도, 사고 뒤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사고운전자가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제공하는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사고 장소를 떠났다고 하더라도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3 제1항 위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즉 사고의 경위와 내용, 피해자의 나이와 상해의 부위 및 정도, 사고 뒤의 정황 등을 고려하여 피해자에 대해 구호 등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었을 경우, 사고운전자가 피해자 및 동승자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하는 조치를 하지 않고 사고장소를 떠났더라도 도주치상죄는 인정되지 않기에 대법원은 무죄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이 사례에서 사고운전자인 A씨가 피해자인 나부상씨 및 동승자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하는 조치를 하지 않고 사고장소를 떠났더라도 뺑소니는 인정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안에 따라 도주치상죄 처벌 여부는 달라질 수 있으니 사고 발생 시 필요한 구호조치를 취하고, 인적사항을 제공함으로써 법적 분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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