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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10/23  한중동포신문/재한외국인방송
재외동포청을 교민청으로

김도균 제주한라대 특임교수,본지 논설위원

2007년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끔찍한 총기사고가 발생했다. 32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부상해 미국이 발칵 뒤집혔는데 범인은 한국계 미국인 학생이었다. 당시 한국 정부 외교라인은 미국에 어떻게 유감과 사과를 전할지 몰라 전전긍긍했다. 그런데 반대로 미국 사회나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에 어떤 비난도 사과도 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책임은 미국에 있다. 한국은 잘못이 없다"라고 공언했다. 우리는 동포로 보았는데, 정작 미국은 자국 국민으로 보았다.

미국에서 정치적 망명 생활을 하면서 교민들에게 신세를 지고 교포사회의 애로사항을 지켜본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자, 재외동포의 권익향상을 위해 ‘재외동포법’을 만들려고 했다. 이때 재외동포의 대상을 정하는 것이 문제가 되었는데, 외교부에서 중국 정부가 자국민인 중국 동포에 대해 특별한 조치를 하는 것에 반대해 외교적 마찰이 우려된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그래서 결국 재외동포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외국으로 이주한 사람만 대상으로 법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는 동포를 보유국적에 따라 차별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았고 법을 개정하여 중국 동포와 구소련지역 동포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법을 개정했다. 정부는 중국 동포를 재외동포법에서 제외했지만, 헌법재판소는 재외동포의 범위를 넓게 인정했다.

모두 재외동포에 대해 민족적 감정과 국가의 역할에 대한 모순점과 현실을 나타내는 사례다. 재외동포는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를 합친 개념인데, 이러한 구별 없이 모두 ‘동포’라는 의미로 접근하면서 생긴 혼란이다. 한국 국적을 가진 재외국민에 대한 보호는 헌법에서도 규정한 국가의 의무이고, 이를 위해 재외공관에 재외국민보호 영사를 파견하며, 영사의 활동을 위해 국제협약을 통해 외교특권까지 부여하고 있다. 반면 상대국의 국적을 취득한 동포는 법적으로 외국인이므로 우리나라가 외교적으로 직접 개입할 수 없는 것이 국제규범이다.

우리에게 동포는 민족적·혈연적 유대감과 디아스포라의 배경으로 남다른 감정이 있다. 750만 재외동포들도 모국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이는 재외동포업무를 전담하는 ‘재외동포청’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 유력주자들은 모두 ‘재외동포청’ 신설을 선거공약으로 내놓았다. 그 연장 선상에서 정부조직법을 개편하여 ‘재외동포청’을 신설할 것으로 보인다.

재외동포의 적극적인 역할과 정부의 지원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 문제는 재외동포의 법적 지위와 국가의 역할에 대해 재외국민과 외국국적동포로 나누어 살펴보아야 하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이 ‘재외동포청’을 신설하면 여러가지 국제적·국내적 마찰이 생긴다. 현재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국내 활동에 대해서는 ‘재외동포법’에서 규정하고 있고, 해외의 재외동포 지원을 위해서는 재외동포재단이 활동 중인데 이를 ‘재외동포청’으로 일원화해 버리면 혼선이 생긴다.

즉, ‘재외동포법’에서 재외동포는 국적주의에 기초하여 국내 출입국과 체류 업무를 법무부가 국내문제로 접근하고, 재외동포재단은 혈연주의에 기초하여 해외 거주 한민족을 모두 포용하고 있다. 만약 ‘재외동포청’에서 약 100만 명에 이르는 국내 거주 외국국적동포로 까지 업무를 확장하면 외교 문제로 확장된다. 이 경우 외교적 마찰과 업무의 혼선은 불가피하고 정작 재외국민에 대한 보호는 뒷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국내 체류 외국적동포 업무는 법무부의 업무로 그대로 두고 해외 거주 재외국민 보호와 지원업무는 ‘재외국민청’ 또는 ‘교민청’으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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