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설정  l 즐겨찾기추가   처음으로  l  로그인  l  회원가입  l  아이디/비밀번호찾기  l  2022.7.5 (화)
글씨크기 크게  글씨크기 작게  기사 메일전송  기사 출력  기사스크랩
 http://www.kcn21.kr/news/4724
발행일: 2022/05/19  한중동포신문/재한외국인방송
"체포·구속과정서 외국인에 영사접견권 통지 안했다면 국가가 배상해야"
서울중앙지법,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 근거로 첫 판결


검·경이 체포·구속 과정에서 외국인에게 영사통지권과 영사접견권을 통지하지 않았다면 직무상 불법행위에 해당해 국가가 피해자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국내 체류 외국인 200만 시대를 맞은 가운데 1977년 발효된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에 따라 모든 외국인에게 보장된 영사접견권 등을 인정한 첫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1단독 홍은기 판사는 나이지리아 국적 외국인 A(소송대리인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에 대해 300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소송(2017가단25114)에서 "정부는 540만원을 배상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홍 판사는 "A씨를 구속한 경찰과 신병을 인계받은 검사는 A씨에게 영사기능을 수행하는 나이지리아 대사관에 구속사실을 통보할 것을 요청하고, 영사관원과 통신·접촉할 권리가 있음을 고지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이는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에 해당해 A씨의 정신적 고통을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상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는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 제36조에 따르면 파견국 국민에게는 영사통지권 및 영사접견권이 있고 접수국은 권리를 지체없이 통보해야 한다"며 "검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인권보호수사준칙과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수사규칙도 모든 외국인을 체포·구속하는 경우 영사통지권과 영사접견권을 고지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2012년에 입국해 현재 G-1비자로 체류 중인 A씨는 2014년 11월 경기도의 한 외국인센터에서 '야간건조물 침입절도 혐의'로 광주광산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에게 체포돼 11일간 구금됐다. 그는 이 과정에서 "경찰과 검사로부터 진술거부권 및 변호사선임권과 영사통지권 및 영사접견권을 고지받지 못해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지난 3월 소송을 냈다.

당시 A씨를 체포·구금한 광주광산경찰서 소속 B경찰관과 A씨의 신병을 인계받은 당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소속 C검사는 수사과정에서 구금사실을 대사관에 통지할 수 있는 영사통지권과 영사관원과 접촉할 수 있는 영사접견권을 A씨에게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는 실제로 절도를 하지 않았지만 같은해 4월 체포된 같은 국적의 외국인 노동자 D씨가 경찰 조사에서 훔친 A씨의 외국인등록증을 내밀고 조사를 받다 잠적하자 경찰은 D씨를 A씨로 오인해 계속 수사를 벌였고, 법원도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A씨는 2014년 12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무죄확정판결과 2015년 4월 형사보상금 180만원을 받는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에 공무원에 의해 신체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영사접견권을 박탈당했다며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2015년 11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C검사에 대해 관련 직무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한편 홍 판사는 "검·경이 피의자 신분 확인을 소홀히 해 A씨의 성명이 모용된 점을 알지 못한 과실이 인정된다"면서도 "A씨의 주장대로 진술거부권 및 변호인 선임권을 고지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며 이미 받은 형사보상금을 제외한 540만원만을 손해배상금으로 인정했다.

이 사건을 대리한 김지림(28·변호사시험 5회) 공감 변호사는 "형사절차에서 외국인이 피의자·피고인으로 체포된 경우 변호인이나 영사의 도움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가능성이 있어 자기방어권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며 "A씨도 대사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면 훨씬 더 신속하게 자신의 결백을 주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련 규정이 이미 마련되어 있음에도 형사절차상 모두에게 보장되는 방어권이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박탈당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며 "국내 처음으로 법원이 영사접견권을 외국인의 개인적 권리로 인정하고 이를 보장하지 않은 수사기관의 위법성을 인정한만큼 앞으로도 '모든 외국인'에게 영사접견권이 동일하게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중동포신문/재한외국인방송의 다른기사보기
 
  l   광고안내   l   구독신청   l   기사제보   l   개인정보보호정책   l   이용약관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