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배는 작은 파도에도 쉽게 흔들려서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다. 그래서 바닥에 얼마간의 짐이 실려 있어야 한다. 우리의 삶에도 어느 정도의 고통과 가난이라는 짐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짐이 너무 무거워지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대로 주저 않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절망에 빠지게 된다. 무릇 산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다. 이것은 모든 생명체에게 공통적이다. 우리가 살아있는 것들을 아름답게 보고 생명의 존엄성을 경건하게 지켜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우리 인간은 마음이라는 복잡한 내면의 세계를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 판단하고 행위에 옮길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행복하게 인간다운 삶을 꾸려나간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자기 삶의 버팀목이 되어줄 현명한 철학과 종교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의 삶은 고통과 기쁨으로 이루어져 있다. 남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되도록 고통은 줄이고 기쁨을 늘려나가는 것이 우리 모두가 바라는 바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하며 어떻게 해야 할까. 톨스토이는 그의 저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모든 인간은 자기만을 생각하고 걱정한다고 해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써 살아가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사람은 자기보다 남을 소중히 여기어 정성과 힘을 다하는 마음이다.
이와 같은 사랑에 못지않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희망이다. 사람은 희망으로 사는 존재다.
사람이 현재의 생명현상을 유지시켜주는 공기와 물 같은 것이라면 희망은 우리를 미래로 향해 보다 나은 상태로 끌고나가는 힘이고 빛이다. 그래서 희망은 고통을 줄여주고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영약이다.
희망은 속성상 두 얼굴을 가지고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기쁨을 늘려주는 쪽으로 향하는 얼굴이다. 흔히 말하는 꿈을 키워주고 실현시키는데 작용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일생에 이루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칠전팔기의 도전마저 마다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얼굴은 고통을 줄여주는 쪽으로 향하는 것이다. 사람이 언제 어떤 고통에 빠질지는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육체적 고통 영혼의 고통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 아닌가.
특히 암과 같이 생명자체를 저울질하는 육체적 고통은 정말 견뎌내기 힘들다. 우리 주위에도 천하의 명의라도 손을 쓸 수 없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이런 절망의 경우에도 희망이라는 영약은 작용한다는 것이 신비롭기만 하다. 하버드 의과대학교 그루프면 교수는 희망을 분석,실험하여 희망의 의학적 치유력을 사례로 발표하였다. 국내도 「희망의 힘」이라는 번역본이 나았다. 그렇다면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희망은 바로 자신의 내부에 있다. 희망은 스스로가 미래를 바라보는 눈이며 믿음과 기대로 가득 찬 인식이며 느낌이다. 자신의 희망을 찾아서 성장시키는 자신감과 용기를 잃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결코 포기하지 않을 때 절망은 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에서 희망의 빛이 꺼져갈 때 깊은 사랑으로 위로하며서 자신감을 수혈해주자.
그러면 희망은 되살아나서 불안과 두려움을 불사르고 기적을 이루어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