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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04/04  재한외국인방송
‘황금의 땅’에서 ‘부자 꿈’ 이루고도 귀향하지 못하는 외기러기들

현재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조선족동포가 40여만 명. 이들 모두가 한국에 온 한결 같은 목적은 가정의 영위와 생계유지, 자식들의 공부 뒷바라지와 거기에 더 욕심을 부린다면 남들 못지않게 더 잘 살아보려고 부자꿈을 이루기 위해 부부 사이, 부모자식지간에 이산의 아픔과 슬픔을 체험하면서 외기러기로 '황금의 땅'이라 불리우는 한국으로 돈벌러 간 남편, 아내들이다.
그들은 오직 돈 하나만을 위해서 위험과 모험이 처처에 도사리고 있는 생지판인 한국의 최하층에서 몇 년, 심지어 10여년 넘게 뼈를 깎고 기름을 짜이면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인내 하면서 아껴 먹고 아껴 쓰면서 열심히 일하고 악착같이 돈을 벌어모아 마침내 부자꿈을 이루어 많이는 떳떳하게 금의환향해서 상해나 북경, 청도 등 연해도시에다 아파트를 사고 일부는 자가용을 몰고 다니며 창업하고 일부는 고향에다 덩실한 기와집을 짓고 실내도 도시 아파트가 울고 갈 정도로 인테리어를 하고, 또 은행에 적잖은 적금을 하고 풍족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누려가는 사람들을 우리 주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반해 적지 않은 외기러기들이 '황금의 땅'에서 몇 년, 심지어 10여년을 열심히 일했지만 지근까지 집에 적금 한푼 없어 귀향하지 못하고 오늘도 등골이 써늘한 타향에서 불법체류를 하면서 몸을 흑사하며 돈을 벌고 있거나 마음이 아프고 괴로워 인생의 허무함에 빠져 쓸쓸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 못내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렇다면 그들은 부자꿈을 이루고도 왜 귀향하지 못하는가. 아래 필자가 1997년 봄부터 지금까지 한국에 16년간 체류하면서 직접 목격한 진실한 몇 토막의 이야기를 적어본다.

<5년동안 남편이 피땀으로 보낸 50만원 돈을 식당에 꼬라박고 돈 많은 사장의 품에 안긴 아내>

나와 함께 건설현장에서 형틀목수 일을 하고 있는 연길시에서 온 박씨는 10살 되는 아들을 아내에게 맡겨두고 홀몸으로 한국에 왔다. 금년에 36세인 박씨는 젊고 체력이 좋은데다 부지런하고 욕심도 많아 팀에 일이 있으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일을 했고, 돈을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집에 있을 때 피우던 담배와 술, 놀음도 끊고 악착같이 돈을 벌어 한달 월급이 나오면 자기 수중에 소비돈만 조금 남기고는 꼬박꼬박 고향에 있는 아내에게 부쳐 보냈다.
이렇게 박씨가 5년동안 아내에게 부친 돈이 인민폐로 50여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어느덧 5년 체류만기가 되어 귀국하게 된 박씨는 흥분에 들떠 귀국준비를 서둘렀다. 그러나 귀국을 앞두고 아내에게 집으로 가는 비행기 표를 샀다고 전화를 하던 박씨는 아닌 밤중에 홍두께 내미는 아내와의 말에 그만 정신이 아찔해 났다.
박씨의 아내는 2년전 연길시의 번화한 거리에다 불고기집을 꾸렸는데 장사가 되지 않아 박씨가 5년동안 집에다 보낸 50만원 돈을 몽땅 꼬라박았다는 것이다. 아내의 말이 믿기지 않아 한 시내에 사는 형님에게 전화를 했더니 사실이라고 하면서 “제수씨가 요즘 모 회사의 사장과 눈이 맞아 함께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5년동안 피와 땀을 반죽하면서 소처럼 벌고 쥐처럼 쓰면서 모은 50만원의 뭉칫돈을 남편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식당에 날리고도 시원치 않아 외간 남자의 품에 안긴 아내에게 배신을 당하고, 집으로 가도 적금 한푼 없는 박씨는 지금 귀국을 포기하고 불법으로 체류하면서 손맥이 풀려 일도 그만 두고 매일 술로 아픈 마음과 괴로움을 달래면서 하루하루 쓸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내가 5년동안 등골이 휘게 벌어 보낸 60만원의 뭉칫돈을 가지고 한마을 과부와 종적을 감춘 파렴치한 남편>

나와 한마을에 사는 최모 여인도 5년 전에 8살 되는 딸애를 남편에게 맡기고 홀몸으로 한국으로 나와 음식점에서 하루 13시간씩 일을 하고 월 170만원씩 받으며 주방일을 했다. 그다 일하는 음식점이 원체 큰데다 장사까지 잘 되어 매일 하루 평균 몇 백 명의 손님을 받다보니 언제 한번 허리를 펼 시간도 없이 늘 팽이처럼 돌아쳐야 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 음식점에 취직했다가도 힘들어 한달도 배기지 못하고 모두 다른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최모여인은 다른 식당에 비해 월급이 많고 또 숙식까지 해결해주어 셋집에 나가는 돈도 절약할 수 있어 힘들었지만 5년동안 그냥 그 음식점에서 일을 했다.
그동안 그녀의 손등은 붓고 갈라터져 피가 흘렀고 손마디까지 불거져 나왔지만 달마다 두툼한 월급을 받아 남편에게 부칠 때면 언제 힘들었나 싶게 기쁨과 흥분으로 둥둥 떴다. 이렇게 5년동안 최모 여인이 고향에 있는 남편에게 부친 돈이 인민폐로 60여만원이 넘는다.
어느덧 최모 여인도 5년 만기가 되여 귀국을 며칠 앞두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더니 핸드폰이 결번이 되었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친정어머니에게 전화를 하니 사위가 며칠 전 딸애를 버리고 한마을에 사는 과부와 눈이 맞아 어디론가 종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눈앞이 캄캄해난 최모 여인은 너무도 남편을 믿고 자기 수중에 돈 한푼 남기지 않고 뭉칫돈을 보낸 자기 자신을 원망하면서 귀국도 하지 못하고 매일 통탄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10여년 동안 아글타글 벌어보낸 80만원, 아들의 차사고에 밀어넣고도 모자라 되래 빚만.>

얼마전 한 현장에서 철근 일을 하는 김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는 금년에 나이가 50세며 할빈시에서 왔는데 한국으로 온지 10년 반이 되어가고 그동안 집에다 부친 돈이 인민폐로 무려 80만원이 넘지만 귀국할 엄두도 못 내고 지금도 힘들게 일하고 있다고 했다. 필자가 그 원인을 알아보았더니 4년전 아들이 20만원짜리 자가용을 사서 며칠 안되어 트럭과 부딪치는 사고를 내 차가 고물이 된건 물론, 아들이 식물인간이 되어 치료비에 80만원을 다 밀어 넣고도 모자라 되래 빚을 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인젠 나이도 많아 힘들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일한다고 하면서 인생이 너무도 허무하다고 땅이 꺼지게 한숨만 풀풀 내쉬었다.
어찌 이뿐이랴. 이외에도 고향에 있는 남편, 아내들이 한국에 간 남편, 아내가 등골이 휘게 피땀을 쏟으면서 힘들게 번 돈의 소중함을 모르고 마치 하늘에서 공짜로 떨어진 돈인줄로 여기면서 부부간의 상의도 없이 주식과 다단계, 장사에 뭉칫돈을 처넣고도 눈 한번 깜짝 안하고 있으며 또 매일 밤낮 마작판에 돈을 밀어넣거나 식당, 노래방을 제집처럼 드나들면서 돈을 흥청망청 처넣다보니 집에 적금 한 푼 없는 현실이다.

<맺는 글>

우리 조선족동포들이 언제부터 도덕에 쉬가 쓸고 양심에 병이 들었는지, 언제부터 분에 넘치는 향락과 향수에 빠져 '옛날 양반'의 못난 행세를 하게 되었지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물론 서로가 수요하고 서로가 좋아서, 그리고 제 잘난 멋에 사는 사람을 두고 타자가 왈가왈부할 바는 못 되지만 도덕을 망각하고 안하무인격의 모습과 행동은 ‘삼가야할 바’라는 생각이 든다.
아빠가 아닌 남자나 엄마가 아닌 여자와 즐기는 행동속에 부모의 인격과 품격이 땅으로 떨어지고 '자녀의 거울' 이라는 부모들의 행동이 커가는 자식들에게 가져다주는 후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타향에 나간 남편, 아내가 이산의 아픔과 슬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감내하면서 매일 휘청거리는 몸을 지탱하면서 피땀으로 돈을 버는 것도 다 자식을 남부럽잖게 공부시키고 가정의 앞날의 행복과 풍족한 생활을 누리기 위한 것임을 당사자들이 더 잘 알겠지만 문제는 집에 있는 남편, 아내들이 자기 남편, 아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신의 인간다운 옳바른 소신과 소비 습관을 모른다는 게 가슴 아프다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분명히 말해두고 싶은 것은 고향에 있는 남편, 아내들이 모두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이런 파렴치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남편, 아내들이 밤을 자고나면 여기저기서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에서 돈을 버는 남편, 아내도 돈을 벌어 보내는데만 만족해하지 말고 가정영위에 쓸 만치의 돈만 부쳤다면 오늘과 같이 이런저런 비극은 없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허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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