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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10/25  한중동포신문/재한외국인방송
"임차권 넘긴 뒤 몰래 보증금 받아가도 횡령죄 아냐"… 대법, 기존 판례 변경
제3자와 임차권 양도 계약 체결 후 건물주에 알리지 않고 보증금 돌려 받아 1·2심, 벌금 300만원 선고… "횡령죄 해당" 1999년 대법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 대법 "채권양도 사실 알리지 않아 소유권 여전히 임차인에" 판례 변경


세입자가 다른 사람에게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넘긴 후에, 건물주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몰래 보증금을 되돌려 받아 사용했더라도 횡령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인 간의 다툼을 형사처벌까지 할 일은 아니라는 취지로, 1999년의 유죄 인정 판례를 뒤집은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3일 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무죄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3년 4월부터 1년 동안 인천의 한 건물 1층을 건물주와 보증금 2000만원과 월세 100만원에 계약하고 식당을 운영했다. 그는 계약종료 전인 2013년 11~12월께 현금과 토지를 받는 조건으로 식당의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포함한 임차권을 B씨에게 넘기기로 했다. 하지만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건물주에게 알리지 않았다.

건물주는 계약종료 직전 A씨에게 보증금 2천만원 중 밀린 월세와 관리비 등을 뺀 1100여만 원을 돌려줬다. A씨는 이를 생활비 등으로 써버리고, 이후 B씨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이에 A씨는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 A씨가 임차보증금반환채권을 B씨에게 양도하기로 계약을 해놓고 고의로 보증금을 반환받아 소비했다"며 A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는 "보증금 채권 양도인이 채권 양도 통지를 하기 전에 채무자인 건물주로부터 변제금을 임의로 받아 쓴 것은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199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전 판례를 뒤집고 A씨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재물이 타인의 것이어야 하는데, A씨가 건물주에게 채권 양도 사실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보증금 소유권이 여전히 A씨에게 있고 따라서 횡령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보증금 채권을 넘긴 사실을 건물주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민사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에 불과해 형사처벌까지 할 일은 아니라고 봤다.

다만 조재연·민유숙·이동원·노태악 대법관은 반대의견에서 "채권 양도인이 양도 통지를 하기 전에 채권을 추심해 금전을 수령한 경우 원칙적으로 그 금전은 채권 양수인의 소유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며 "종래 판례를 변경할 경우 횡령죄에 관한 선례들과 비교해 형사처벌의 공백과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타인의 재산을 보호·관리하는 것이 계약의 본질적 내용이 아니라면, 계약 불이행 행위를 형사법상 범죄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제한해 온 최근 횡령·배임죄에 관한 대법원 판례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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