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경기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달 전체 산업생산은 4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4년6개월(54개월) 만에 월간 증가폭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와 투자지표도 한결 나아졌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아직도 흐리고 앞길에도 먹구름만 가득하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몰고 올 후폭풍에 직격탄을 맞기 전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으로 수출에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은 30일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서 9월의 전체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2.4%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증가폭은 2011년 3월의 4.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올 들어 산업생산은 지난 3월(-0.5%)부터 3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6월(0.6%)과 7월(0.5%), 8월(0.5%)에 이어 4개월째 늘었다. 올해 3분기 전체로 보면 전 산업생산은 전분기보다 1.9% 증가했다.
9월에는 자동차·반도체 생산이 증가해 생산의 핵심부문인 광공업생산이 선전했다. 갤럭시노트5 등 휴대전화 신제품이 출시된 영향으로 반도체 생산이 17.2%, 개별소비세 인하 영향을 받은 자동차 생산은 5.0% 늘었다. 이로 인해 전체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1.9% 증가했다. 8월만 해도 생산이 늘면서 동시에 재고가 쌓이는 모습이었는데, 9월 들어서는 제조업 재고율이 128.1%로 전월(129.5%)보다 떨어졌다.
소매 판매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3%) 판매호조로 전월 대비 0.5% 늘어났다. 설비투자와 건설기성(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도 각각 4.1%, 4.9% 증가했다.
특히 건설기성의 경우 추경 등 재정집행 확대와 분양 시장 호조 영향으로 1997년 7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5개월 연속 증가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7포인트 상승했다. 앞으로의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5포인트 올랐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좋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0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71로 집계돼 9월(68)보다 3포인트 올랐다. 지난 5월(73)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수출만은 전혀 딴판이다. 지난달 수출액은 435억1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8.3% 줄었다. 올 들어 9개월 연속 줄어든 수출액은 10월에 더 크게 주저앉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수출액이 사상 최대 실적인 516억달러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까지 겹치면서 감소폭이 10%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업들이 피부로 느끼는 수출 경기도 나빠지고 있다. 10월 수출전망 BSI는 80으로 9월(81)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11월 수출전망BSI는 81로, 10월 전망치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물론 중국과 신흥국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수출도 큰 타격을 입는다”면서 “11월 중순까지 한·중 FTA 발효가 이뤄지면 관세 추가 인하로 하루 40억원의 수출 증가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국회 비준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